1) 학교--> 2) 서면로터리 --> 3) 하야리아 부대--> 4) 초읍 대형 럭키 치약--> 5) 성지곡 어린이회관
소풍 가는 날 이른 아침. 엄마는 김밥 20줄을 만다.
2줄*2끼(아침/점심)*5인 가족=20줄
3남매, 범곰뱀 학교가 달랐을 때는 봄 소풍 때 20줄*3번, 가을소풍 때 20줄*3번.
1년에 총 120줄의 김밥을 싸셨겠다, 우리 엄마는...
김밥 2줄과 바나나우유, 과자를 챙겨 넣고 학교로 간다.
1) 학교에 모여 우리 학교 단골 소풍장소인 성지곡 수원지(어린이 대공원)를 향해
학년별 반별 번호순 빳빳한 2열 종대로 걸어서 이동한다.
(1,3, 5학년이 성지곡이면 2,4, 6학년은 양정 선암사 절 뒷산)
조금 걷다 보면 부산탑이 있는 서면로터리(지금은 교차로)에서 초읍 가는 길로 방향 전환.
여기서부터 쭉~ 직진이다.
걷다 보면 오른쪽으로 하야리아 부대가 있다.
3) 하야리아 부대는 미국 독립기념일 즈음에 축제가 있었는데,
독립기념일 밤에는 불꽃놀이가 있었고
우리 동네는 살짝 고지대라 옥상에서 fire work을 즐겼다.
동네 사람들 러닝셔츠 바람으로 자기 집 옥상에 올라와서
멋진 부분에서는 이 사람들 동시에 함성을 질렀다. 와~~~~~!!!!
한두 번은 하야리아 부대 축제에 놀러도 갔었는데,
햄버거인가 핫도그를 사 먹고 부대를 조금 돌아다닌 기억이 있다.
부대 바닥은 미끈하고 찰진 어두운 색깔의 유토 같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기름과 중금속으로 땅이 꽤 오염되었었나 싶다.
하야리아 부대도 없어지고 지금은 돌아와 부산 시민공원이 되었다.
4) 하야리아 부대를 지나면 저~기 앞에 대형 럭키치약 동상(?)이 보인다.
우뚝 솟은 거대 럭키치약이 반갑다. 이제 반은 왔겠지?
4. 초읍 대형 럭키치약 (높이 약 10m ?)
럭키화학 (현, LG생활건강) 치약공장이 옛날에는 부산 서면 바로 옆 초읍에 있었나 보다.
치약이 서있는 거기서 진짜로 치약을 만드는지 안 만드는지는 몰랐지만
이 치약은 소풍길 진도를 알려주는, 눈이 번쩍 뜨이는 랜드마크였다!
지금은 'LG디스커버리랩'이 라고 하는데,
10년전 LG과학관이라고 우리집 꼬마들과 방문한 적이 있다.
아, 여기서 다리를 질질 끌고 조금 더 걷다 보면 어린이 대공원 입구가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시작이다. 어린이 회관까지 경사진 산길을 올라가는 코스...
올라가다 식수대를 만나면 물 한 모금씩을 '나도, 나도!' 하면서 맛나게 들이켜는데,,,
한참 후 누군가 "그 물에 개구리 알이 있을 건데~~ 뱃속에서 올챙이 태어나겠네~~ 헤ㅎ헷"
하는 바람에 이후 2-3년 동안 가끔씩 기분이 찝찝했다, 뱃속에 올챙이가 살고 있을 거 같아서.
헉헉거리고 오르다 보면 어린이회관이 나오고,
대충 이 부근 너른 데서 신문지 깔고 점심을 먹었던가.
김밥과 바나나우유, 맛동산, 초코파이, 초콜릿, 웨하스,, 이런 거.
그때 찐 살이 아직...
5) 어린이 회관
어린이 회관에는 여러 개의 전시관/체험관이 있었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2곳이 있다.
그중 하나는, 옆방에 있는 친구와 모니터를 보면서 통화(영상통화)하는 체험관이었고.
다른 하나는, 아래로는 기둥에 올려져 있고 위로는 아무것도 없는데 계속 물을 따르는 주전자였다.
매년 소풍 때마다 매번 봐도 신기했다.
남은 소풍 스케줄은,
나는 절대 안 찾아지는 보물찾기,
나는 자랑할 장기도 없지만 보는 것도 안 재밌는 장기자랑...
배는 부르고 입은 달고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집에 간다 하니 신이 나서 다시 하산.
약간 풀린 2열 종대로 왔던 길 럭키치약, 하야리아 부대, 서면로터리, 학교, 집으로 돌아오는 가을 소풍이었다.
거리를 재어보니 왕복 약 7Km.
그래도 소풍은 운동회보다 100배 나았다.
운동회에 관한 한 많은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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