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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경. 부산 서면에 마차가 다녔다.
초등학교 입학 전이거나 저학년 때쯤
우리 동네에는 짚으로 새끼 만드는 집이 있었다.
그 집에는 갈색 말이 한 마리가 있었다.
나는 말도, 그 집도 무서워서 바짝 가까이 가지는 못했다.
동네 찻길가로 수레를 끌고 가는 모습은 종종 보았는데,
지금 생각에 말이 기분이 안 좋았을 거 같다.
또 모르지.. 할아버지와 말의 찐한 우정이 있었는지도...
새끼 만드는 집 주변 땅은 포장 안된 흙바닥이었다.
그 옆으로는 직물 공장이 있었는데,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가 그대로 새끼 꼬는 집 옆 도랑으로 흘러 내려갔다.
폐수는 그날그날 색깔이 달랐고, 나는 매번 다른 색깔을 감상했다...
5학년 때 이사를 나올 때는 새끼 꼬는 집이 없었는데,
내가 관심 없는 사이 아마 진작에 없어진 것 같다.
* 위성지도로 거리를 재어보니, 서면역 6번 출구에서 500미터.
지금 그 동네는 유명한 전포 카페거리가 되었고
길이 닳도록 멋쟁이들이 왕래한다.
나도 그러고 보면 참, 옛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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