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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일기

서면성결교회, 전포/대잠/금정성당

by 오늘, 분다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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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면 성결교회 (1970년대 중반)

서면성결교회를 떠올리면, 이런 파란하늘에 천사가 하얀날개펴고 내려오는 장면이 연상된다.


유치원도 안 가고, 집에 동화책도 장난감도 없어서,
심심하여 2살터울 오빠의 국어 산수 교과서 보던 시절?
동네 서면 성결교회에 가서 노래와 안무도 배우고 또래와 놀다보면
집에도 가기 싫고 교회에 눌러앉아 살고 싶었다.
나는 너무나 신났는데, 엄마는 한사코 가지 말라고..
하여, 정말 눈물을 머금고 교회를 끊었다.
서면 성결교회를 생각하면
어쩐지 파란 하늘에 흰구름 그리고 흰 날개를 가진 천사가 그려진 벽화가 떠오른다.
교회 안에 그런 벽화나 그림이 정말 있었는지
기억이 잘못된 건지 확인할 수는 없다.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빌~립.."
하며 노래 부르던 서면 성결교회는 진작에 없어졌다.
다른 건물이 된 건지, 도로가 된 건지...
전포성당의 북동쪽으로 100미터 이내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2) 전포성당 (1970년대 중반)
서면 성결교회 다니던 전인지 이후인지 기억은 없다.
한때 동네 꼬마들과 전포성당 마당 한쪽의 작은 놀이터에서 놀았다.
시소/그네/정글짐 있는 놀이터는 아니고,
지름 1미터, 길이 2-3미터(?) 정도 되는 시멘트로 만든 하수관 같은 것이 반지하로 묻혀 있고
그 관을 몸을 숙여서 통과하고 (습기 찬 시멘트 냄새는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그 옆에 있던 지구본으로 뛰어가 돌리면서 탑승!
까르르~까르르ㄱ~~~ 하면서 놀았겠지..
어느 날, 성당에서 누군가 나와서
마당에서 떠들고 노는 우리를 쫓아냈다...
그러고는 전포성당도 못 가게 됐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1987년.
엄마가 전포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아버지도.

3) 포항 대잠 성당 (1993년)
매주 목요일 저녁, 6개월간 교리 공부를 하였다.
교리공부 마치고 시험에 통과해야 세례 받을 수 있었다.

- 세례 자격 1:1 구술시험 -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한분이십니까?
구트 : (......) 예...
신부님 : (......) 다음 주에 다시 오세요.
- 다음주 -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한분이십니까?
구트 : (......) 아니요... 다른 분이십니다...
신부님 : (......)
신부님 : (신부님께서 뭐라고 설명 하셨는데, 하나도 안들렸다..) 예, 가셔도 됩니다...

1993년 7월 24일(아니면 25일)에 세례를 받았다.
어쩌다 보니 세례명은 '분다(베네딕다)'.
청년 미사 시간에 독서도 하고, 제법 청년 신자 비슷하게 지냈다.
지금 기억나는 세례 동기는 4명인데,
그중에 동갑내기 구현정은 보고 싶다. 어디서 잘 지내고 있을까...
대모 이정화 언니도.. 28년이 지났네...

아침 9시 반에 출근하여 밤 12시-1시까지 일하던 그 시절.
내가 한 일이 스스로 느끼기에 의미 없고 부끄러워서
기껏 쓰고 인쇄한 논문은, 몇명에게만 나눠주고 나머지는 다 갖다 버렸다.
6개월간 일주일에 두어 시간 다닌 교리 공부하고 세례 받은 일은 아직도,
줄이 끊어지려다가도 다시 이어지고..

4) 금정성당 (2009년 이후)
중간에 대전의 도룡성당, 부산의 남산성당, 익산의 신동성당을 띄엄띄엄 다녔다.
아직도 마음은 청춘이라
주로 청년 미사 시간에 참석한다.
보좌신부님과 청년들과 미사 노래도 신나게 부르고..
성당이 지하에 있어서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성당 냄새..
옛날의 교회와 성당에서 나던 냄새가 떠오르고
서면 성결교회의 (진짜 있었는지 모르겠는) 벽화
파란 하늘과 흰구름과 흰 날개 착한 천사의 그림도 떠오른다.
나름, 기독교 조기교육을 받아서인지
아슬아슬하지만 (뇌와 우주와 과학의 시대에 종교?) 끊어질 듯 다시 이어지는 나의 교회생활이다...
기도는 지지리도 안 해서
가끔 잠 안 올 때 20단 묵주기도나 성경 읽어주는 유튜브를 튼다.
그러면 잠이 잘 온다... ...

*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 노래부르던 코 찔찔이와
머리 반백인 지금의 구트가 동일인이네.
하느님께서 그때부터 계속 지켜보고 계셨을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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