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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일기

1970년대 후반, 부산 전포동

by 오늘, 분다 2023.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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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후반 유년기,

서면로터리(당연히 로터리 흰 탑이 있었다) 인근.

전포동 우리 동네에는 (지금의 전포동 카페거리)

짚으로 새끼를 만드는 집이 있었고

그 집 말이 끄는 마차가 짐을 싣고 차도를 다녔다.

그 옆 방직공장에서는 옷감을 물들이고, 염색 폐수를 그대로 도랑물에 흘러 보냈다.

도랑물은 날마다 색깔이 달랐.

어떤날은 회색 어떤날은 갈색..

 

자동차가 흔치 않은때라, 차가 가끔씩 지나 다니는 동네 한길에서

동네아이들이

'잡기놀이, 땅따먹기, 돌멩이 공기놀이, 숨바꼭질, 고무줄 뛰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며 놀았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술래용 나무 전봇대는 거므스름 했고 특이한 냄새가 났다.

뛰노느라 살찔 틈이 없었다.

 

어두워질 때면 제비는 낮게 날았고, 좀 더 어두우면 박쥐도 보였다.

어둑어둑해질 즈음에 엄마들이 아이들을 부른다, 밥 먹으라고.

아이들 하나둘 밥먹으러 집에 가면 나도 집으로 갔다.

우리 엄마는 부르러 나오신 적이 1번도 없다.

방목형 우리엄마 스타일 그대로.

어떤 동생은 골목구석에 쌓인 흙을 손가락으로 찍어 먹기도 했는데,

나는 그 동네를  5학년 봄에 떠났.

이사간 곳이 그리 멀지는 않았지만, 같이 놀던 동생들은 더 이상 만나지 않았.

 

동네골목 운동장을 떠난 후

붕붕 불어난 나의 체형

아직도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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